21세기에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종교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오늘날 기독교회도 예외는 아닙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멀티미디어의 발달은 교회의 예배도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예배로 바꾸어 지고 있고, 교회학교는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교육교재들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런 기술환경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정치, 경제, 문화, 종교가 모두 그 지배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새로운 기술사회에서 교회가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그런 기술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될 입장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문명은 달콤함과 편리함으로 우리를 지배할 뿐 아니라, 우는 사자처럼 우리를 지배하며 자기의 체계 안에 우리를 가두려고 한다는 위험성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 기술 문명의 악마성을 똑바로 직시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달콤한 것처럼 보이지만 점차 그것은 악마성을 들어내어 무서운 기세로 우리를 삼켜 버리기 때문입니다. 핵폭탄의 무서움이 바로 그것을 단적으로 나타내며, 생태계의 파괴가 얼마나 심하고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되고 있는가를 통해 기술 문명의 악마성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술 문명의 악마성이 드러났을 때는 이미 우리가 그 지배 밑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태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꼼짝하지 못하고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이때에 당황하게 되고, 또 다른 기술의 발전을 통하여 이 위기를 극복해 보려고 안간힘을 쓰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런 때야말로 하나님을 찾고 기도해야 할 때임에도 저들은 여전히 하나님을 등지고 오직 죽으나 사나 기술에만 매어 달리는 것입니다. 현대인들이 이렇게 기도하지 않는 까닭은, ①기술문명에 길들여 져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문명은 이 사회의 분위기를 세속화시켜 버렸기 때문에 사람들은 기도 같은 것은 낡아빠진 옛 시대의 유물로 간주해 버리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②이성주의와 합리주의가 우리의 사회의 바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더욱 사람들은 기도를 외면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세계의 신비와 그 역사를 그들은 전적으로 부정하기 때문에, 결국 그 하나님을 향한 기도를 아무 소용없는 것으로 간주해 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동시에 ③기술문명에 세뇌되면서 현대인들은 효율성에 길들여 져 있는 것입니다. 기도한다고 어떤 일이 당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은 기도의 효율성을 믿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모든 것들이 결국은 기술 문명이 간직한 악마성입니다. 하나님을 떠나 기술 일변도로 나아가는 현대 문명은 결국 파멸에 이르고야 마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는 사자처럼 덤벼드는 기술문명의 악마성을 대적하여 여기에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우리는 깨어 기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우리를 향하여 악마를 대적하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믿음에 굳게 서서, 악마를 대적하십시오." (베드로전서 5장 9절) 이 시대의 악마와 대적하기 위하여 우리는 기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도하지 않고서는 어떤 능력도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온전하게 하시고 굳게 세워 주시며 강하게 하실 하나님의 능력이 아니고서는 이 기술문명의 마성(魔性)을 대적할 수 없습니다. 기술문명이 발전하면 할수록 그 마성은 더욱 분명해지고 강해질 것이기에 우리도 더욱 정신을 차리고 깨어 기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21세기를 준비하는 교회는 바로 기도로 자신을 무장한 교회입니다. 스스로 빠져 있던 기술문명의 달콤한 환상에서 깨어나 정신을 차리고 하나님께 나아가 기도하기를 힘써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며 우리가 기도하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그에게 나아가 기도하면, 그가 주시는 넘치는 생명의 힘과 지혜와 사랑의 샘이 우리 속에 흘러들어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며, 우리로 능히 이 시대의 악마와 대적하여 이기게 하시며, 우리로 지혜롭게 이 역사를 분별하여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이 시대의 힘 있는 교회는 점점 발전하는 과학기술을 단순히 따라가는 교회가 아니라, 그 기술사회가 갖는 문제점을 찾아내고 그것에 의해 병든 사람들을 치료하고 거기에 더 분명하게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교회일 것입니다. 우리가 21세기를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습니다. 기술발전에 의해서 더욱 혼란스러운 세기가 될 것이라는 관점에서 이에 적절히 대처해가는 교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으십시오. 여러분의 원수인 악마가 우는 사자같이 삼킬 자를 찾아 두루 다닙니다."(5장 8절)라는 베드로의 경고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21세기는 교회가 더욱 정신을 차리고 깨어 기도하지 않으면 안 되는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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