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시절에 국어 선생님으로부터 「땅콩 박사」라는 책을 소개받았습니다. 그 때 읽은 조지 워싱턴 카버 박사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깊은 감동으로 남아있습니다. 워싱턴 카버는 노예 해방령이 발표된 직후에 노예의 아들로 태어난데다 몸도 몹시 약했습니다. 당시의 노예출신들은 법적으로는 해방되었으나 실상으로는 해방되지 않았기 때문에 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심히 찾았고, 서른이 다 되어서야 겨우 공부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주신 놀라운 약속을 붙들고 자신과 같이 고통당하고 먹고살기도 어려운 흑인들을 위해 배운 지식을 사용하리라 결심하였습니다. 그래서 화려한 교수직 초빙을 거절하고 남부로 내려가 부서져 가는 이동학교에 자신의 연구실을 마련하고 그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미국 남부는 목화로 유명했지만 노예제도가 폐지되고 나니 남부의 농민들도 먹고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바구미 벌레가 목화밭을 완전히 망쳐놓았습니다.
이 전기를 쓴 엘리엇은 ‘그는 남부를 해방 시킨 사람이다.’라고 했습니다. 절대빈곤 속에 있는 남부 농민들을 위해 그는 연구실에서 연구를 거듭했습니다. 그리고는 품종개량의 필요성을 깨달았습니다. 목화를 자꾸 심으면 땅이 척박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알아본 결과 땅콩이 가장 적합한 작물임을 발견했습니다. 땅콩을 심으라고 권면 하자 사람들이 듣지 않았습니다. 평생 목화재배에 익숙한 그들의 당연한 반응이었습니다. ‘흑인 주제에 뭘 안다고 우리를 계몽하느냐.’라며 무시했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설득으로 사람들은 땅콩을 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땅콩 농사가 풍년이 되면서 땅콩을 팔 길이 없었습니다. 그러자 원망의 소리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카버 박사! 당신 말 듣다가 이렇게 됐소.”, “거봐, 그러니 내가 검둥이 얘긴 듣지 말라고 했지.” 등등… 정말 순수한 뜻으로 시작했던 카버 박사는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산으로 들어갔습니다. 동터 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도대체 우주는 왜 만들었습니까?” 그러자 “너는 너무 수준 높은 질문을 한다. 네 수준에 맞는 질문을 해봐라.”라고 하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또 다시 질문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 사람을 무엇에 쓰시려고 이 땅에 두셨습니까?” 그러자 하나님이 “너는 여전히 네가 감당치 못할 큰 질문을 하고 있구나.”라고 하셨습니다. 너무나 엄숙해져서 진지하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렇다면, 주님. 왜 땅콩은 만들어서 사람을 이렇게 고생시킵니까?” 그러자 하나님께서 “그래, 그것이 네 수준에 맞는 질문이다. 땅콩을 가지고 실험실로 들어가라.” 그 음성을 듣고 실험실로 들어갔습니다. 식음을 전폐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하나님께서 자연 속에 숨겨두신 가능성을 향해 끊임없이 미래를 열어갔습니다.
그가 만약에 ‘땅콩이 가득한데, 벌레가 가득한데…’ 하면서 현실만 바라보고 경험에만 의지해서 ‘안 되는구나’ 생각하고 주저앉았다면 그걸로 끝이 아니었겠습니까? 그 가운데서도 말씀하신 주님의 그 약속을 믿으며 어둠을 뚫고 그 가능성을 하나씩 찾아갔습니다. 그는 연구실에서 땅콩과 관련된 사실을 300가지나 발견했습니다. 땅콩버터, 땅콩 잉크, 땅콩 화장품… 땅콩을 이용해서 여러 가지를 발명하니까 남부에 있는 농민들이 부유해졌습니다. 그는 발명품에 대한 로열티도 받지 않고 모든 사람들과 더불어 무료로 나누었습니다. 미국 남부 농민을 절대빈곤에서 탈출하게 했던 것입니다. 그는 꿈이 있는 사람,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캄캄한 미래를 열어가는 사람,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를 열어가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동물과 식물과 광물을 주셨고, 우리가 그것을 합성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놓으셨다.”라고 고백한 카버 박사는 ‘농산물 응용화학’의 시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그가 현실을 보지 않고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의 말씀을 따라 미지의 세계로 한 걸음 더 나아갔기 때문에 손에 분명히 잡히는 하나님의 결실이 있었던 것입니다. 믿음은 현실에 묶이지 않고 오히려 현실을 꿰뚫고 정복하고 지배할 수 있게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경험을 가지고 현실의 잣대를 삼는 사람에게 그 미래를 맡겨본 적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보이지는 않으나 약속이 이루어질 것을 믿고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는 그들에게 항상 세계 역사와 미래를 열어주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삶의 기초로 다시 세워나가는 사람, 그 사람은 진정 자유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이제 우리도 습관의 틀과 욕망의 틀에서 벗어나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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